조코비치 이어 알카라스도 꺾고… 신네르, 윔블던 첫 정상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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얀니크 신네르(오른쪽)가 14일 영국 런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2025 윔블던 테니스 대회 남자 단식 정상에 올라 케이트 미들턴 영국 왕세자빈으로부터 트로피를 건네받고 있다. EPA연합뉴스
4세트 게임 스코어 4-3 상황. 얀니크 신네르(1위·이탈리아)가 자신의 서브 게임에서 카를로스 알카라스(2위·스페인)에게 15-40까지 끌려갔다. 지난달 롤랑가로스에서의 악몽이 윔블던 센터코트에서 재현되는 듯했다. 프랑스오픈 결승 당시 신네르는 4세트에서 세 차례 매치 포인트를 잡고도 알카라스에게 승리를 내줬다.
이번엔 달랐다. 신네르는 연속 4득점으로 위기에서 벗어났다. 이윽고 게임 스코어 5-4 상황에서 신네르의 강서브가 알카라스의 라켓에 간신히 맞았고 그대로 경기가 끝났다. 두 선수가 한 달여 만에 또다시 결승에서 맞붙은 결과 이번엔 신네르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.
신네르는 14일(한국시간) 영국 런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대회 남자 단식 결승에서 알카라스에게 3대 1(4-6 6-4 6-4 6-4)로 역전승했다. 처음 밟아보는 잔디코트 정상이다. 호주오픈(2024·2025년), US오픈(2024년) 등 하드코트에서 세 차례 우승하는 동안 윔블던 최고 성적은 4강 진출에 그쳤다.
이날 ‘잔디의 신’ 알카라스의 주특기인 드롭샷은 힘을 쓰지 못했다. 그동안 알카라스는 허를 찌르는 이 기술로 상대를 번번이 무릎 꿇려왔다. 하지만 신네르는 흔들리지 않았다. 오히려 역공으로 연결해 알카라스의 24연승 흐름을 끊어냈다.
평소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신네르지만 이날만큼은 달랐다. 지난 프랑스오픈 결승에서 알카라스에 2-0으로 앞서다 내리 3세트를 내줬던 아픔을 상기한 듯했다. 신네르는 “파리에서 힘든 패배를 겪었기 때문에 감정이 북받친다”며 “패배를 받아들이고 부족한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했다. 그게 오늘 트로피를 들 수 있는 이유”라고 소감을 밝혔다.
2001년생 신네르와 2003년생 알카라스의 ‘양강’ 시대가 본격적으로 펼쳐지는 모습이다. 두 사람은 최근 7차례 메이저대회에서 우승컵을 나눠 가졌다. ‘빅3’ 중 유일한 현역인 노바크 조코비치(6위·세르비아)는 대회 4강에서 신네르에 패한 뒤 “이번이 센터코트에서의 마지막 경기는 아닐 것”이라면서도 “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”고 털어놨다.
앞으로 한 시대를 함께 이끌어갈 이들의 우정도 돋보였다. 이날 상대가 넘어지면 부상을 걱정하는 모습이 여러 차례 나왔다. 지난 프랑스오픈 결승에서도 서로 자신에게 유리한 오심을 정정하는 스포츠맨십을 보여준 바 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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